발렌타인 데이에 회사 여직원에게 손바닥만한 크기의, 랩에 싸인 돌맹이를 받았다.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돌맹이로 보인 그것은 초콜렛이었다.

시험삼아 20 cm 정도 높이에서 책상에 떨어뜨려 봤는데 둔탁한 소리가 났다.

먹기가 좀 그래서, 볼펜으로 표면에 장난으로 글씨라도 파려고 했지만

심지어 볼펜조차 먹혀들지 않았다.  이런 물건을 이빨로 깨물어 먹을 수 있을리가 없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야구선수처럼 크게 와인드업해서 그 물체를 벽에 던져보았지만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나의 마음과 벽에 상처가 났다.

이게 도대체 뭐지 싶어서, 광물을 잘 아는 동료에게 상담했는데

「시멘트일 가능성이 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건물 밖에 나와서, 주차장 벽에다 있는 힘껏 던졌더니 간신히 몇 조각으로 갈라졌다.

냄새를 맡아보니 과연 초콜릿 냄새가 나긴 났다.

그러나 작은 조각을 입에 넣어 봐도 초콜릿의 맛은 전혀 없었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녹는 기색이 없다.
그래서 주차장 구석 화단에다 구멍을 파고, 초콜렛을 묻은 다음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저런 광물 레벨의 물체를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는가가 신경쓰여서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았다.

 

 

출처 : 전파만세 - 리라하우스 제 3별관 (http://newkoman.mireene.com/tt )

Posted by Ast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