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남자가 여행지에서 도둑을 맞아, 여행용품과 지갑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다.
 돌아갈 항공 티켓은 운 좋게 신사복 안주머니에 들어 있었지만,
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갈 돈이 없었다.  남자는 호텔 앞의 택시 정류장에 서있던 한 택시에 올라타,
운전기사에게 사정을 이야기했다.
「…이러이러한 상황입니다. 집에 도착하면 반드시 속달로 요금을 따불로 지불할 테니까,
공항까지   좀 부탁합니다」
「장난치지 마, 인간아. 우리들도 장사해먹는 사람이야. 돈이 없음 내려!」

남자는 몇번이나 간곡히 부탁했지만, 운전기사는 부탁을 들어 주지 않았다. 남자는 낙담했지만
운이 좋아 간신히 히치하이킹으로 어떻게든 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일년 후-

비록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지난 여행이 전체적으로는 너무 즐거웠기에 남자는 이번에도 같은 곳을
방문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무사히 여행을 즐길 수 있었고 드디어 돌아갈 날이 되었다.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나오던 남자는, 우연히 호텔 앞 택시 정류장의 긴 택시 행렬 맨 끝
택시에 일년 전 그 몰인정한 운전기사를 발견했다.

남자는, 남의 딱한 사정을 나 몰라라 한 그 운전기사에게 복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남자는 우선, 맨앞 택시에 타고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공항까지는 요금이 얼마나 나오나요?」
「한 15달러 정도? 그 정도 나옵니다.」
「그럼, 내가 50달러를 줄 테니까, 우리 은밀한 시간을 좀 가져보지 않을래요? 후후후」
「뭐? 이런 미친 호모자식을 봤나! 난 호모가 제일 싫어! 썩 꺼져버려! 내려!」

남자는 선두의 택시에서 내려 두번째의 택시를 타고 같은 질문을 했다. 당연히 두번째 택시기사도
격앙된 목소리로 남자를 차에서 쫓아냈다. 남자는 같은 질문을 세 대째, 네 대째…
그렇게 차례차례 반복해서, 계속 쫓겨났다.

그리고 마지막, 그 매정한 운전기사의 택시에 탑승하고, 남자는 말했다.

「공항까지는 얼마나 나옵니까?」
「15 달러 정도 나올걸요」
「그럼, 공항까지 가주세요」

운전기사는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고 택시를 출발시켰다. 앞에 줄지어 있는 택시의 행렬을
통과할 때 남자는 각각의 운전기사에게 웃는 얼굴로 엄지를 치켜세웠다.

 

출처 : 전파만세 - 리라하우스 제 3별관 (http://newkoman.mireene.com/tt )

Posted by Astas